< 지금 있었던 것 >은 OLED 디스플레이의 번인 현상을 이용한다. 번인은 이미지가 장시간 반복적으로 표시되는 과정에서 화소가 불균일하게 열화되어 화면에 흔적이 남는 현상이다. 이 흔적은 사진의 구체적인 형상 속에서는 쉽게 눈에 띄지 않다가, 균일한 단색 화면에서 두드러진다. 번인이 일어난 부분은 주변보다 어두워 마치 멍든 것처럼 보인다.

영상에는 오래된 사진을 빨강, 초록, 파랑, 흰색의 단색으로 지우는 과정이 담겨있다. 사진 속 이미지가 사라질수록 화면에 이미 남아 있던 번인의 형상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번인은 스크린이 받아들였던 지난 이미지들, 곧 ‘보았던 것들’이 남긴 중첩된 얼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얼룩은 영상 파일에서 추출한 스틸컷에는 담기지 않는다. 그것은 영상 데이터가 아니라 스크린의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이미지를 받아들이며 변해온 스크린을 하나의 ‘보는 주체’로 바라본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이미지를 그것이 머무는 몸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지 묻는다.
지금 있었던 것 What Was Now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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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채널 비디오(컬러, 무음), 7분 55초
 single-channel video (color, mute), 00: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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