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언제나 보편적인 타겟이었다. 촬영의 Shoot이 사냥의 Shoot과 같은 단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나는 매년 겨울 새를 보고 숫자를 세고 보고하는 일을 하러 다녔는데, 새가 달아나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 사진을 찍을 때나 눈 깜짝할 사이 날아가버리는 새를 쫒아 카메라를 움직일 때마다 그 단어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다.
어느 날은 허공에서 새가 호버링하고 있었다. 바람이 무척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 새는 그 드센 바람에 맞서 온힘을 다해 허공 한 지점에서 머물렀다. 홀린듯이 한참을 바라보다가 뒤늦게 퍼뜩 정신을 차리고 새를 찍었을 때는 이미 새가 움직이기 시작한 후였다.

의식하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새를 프레임 한 가운데에 놓기 위해 카메라가 따라 움직인다. 이럴 때 새는 중앙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지만, 이내 시선의 바깥으로 달아난다. 프레임 안에 들고나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내가 찍어 놓은 것은 새라기 보다는 새를 포착하기 위한 나의 눈인것 같았다.
사로잡거나 사로잡힌 2025
Captivating or Cativated 2025

싱글채널 비디오(35초), 유리 위에 에폭시, 나무, 가변크기
single channel video(35sec.), epovy on glass, wood, variable dimension

Installation View of the Solo Exhibition, "Jiyun Kang : Remnants and Remains". Photograph by CJY ART STUDIO.
ⓒ 2025 Project Space Sarubia & Jiyu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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