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 부분, 부분의 전체 2018


일부의 부분, 부분의 전체, 2채널 영상, 2018

《곁눈질로 빤히 쳐다보기》는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회적, 사적 맹점을 재고하고자 시작된 전시이다. 맹점은 상이 맺히지 않는 시각의 허점이지만, 동시에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해 의미를 만드는 하나의 점이자 통로이다. 두 눈은 서로의 맹점을 보면서 시야의 빈자리를 지우고, 뇌는 시야에 허점이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때로는 심리나 인지적 경험이 빈자리를 채워 옳게 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흔히 사회 구조에서 탈락되기 쉬운 존재, 사건, 현상 등을 맹점에 빗댄다.

7명의 참여 작가는 한쪽 눈을 가려야만 인식할 수 있는 맹점처럼, 비켜서거나 곁눈질로 보거나 헛발질을 하는 등 다양한 제스처를 취해 경계를 지우고, 기억을 채우며,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지는 계층, 언어, 목소리 등을 섬세하게 불러온다. 일반적이지 않은 보기의 사례들을 통해 사회 구조에서 탈락되기 쉬운 사고 체제의 오류와 착시를 감각하고, 체제라고 불리는 것들에 대한 미시적 바라보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곁눈질로 명명한 이러한 운동성은 나도 모르게 지우고 있는 존재를 향한 자기반성이며, 동시에 소외되거나 은폐된 지점들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드러내고자 하는 태도이다.

강지윤은 확신을 주지 않는 모호한 것들, 기꺼이 포착되지 않는 것들, 체계 속에 포함될 수 없었던 것들을 보기 위한 연습을 한다. 예컨대 사나운 바람을 흉내 내는 목소리, 훈련받지 않은 이들의 불명확한 발음, 그리고 목적이나 기능 없이 오가는 소리들은 뒤엉켜 이해의 틈 사이를 빠져나간다.
2채널로 설치된 영상은 시선을 분산시키며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처럼 주목될 수 없는 목소리, 정돈된 체계 바깥을 떠돌고 사라지는 바람과 같은 목소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감지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