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omes No Matter 2018


It Becomes No Matter, 여러 피스의 설치물, 2018

내가 만드는 설치물은 으레 그럴 것이라 믿는 평범한 것들로 위장하는 동시에, 그 믿음을 비껴나가며 삶의 곤란함을 드러내는 장치이다. 이해한/받는/다는 믿음, 적당한 거리를 지킬 수 있으리라는 믿음, 그래서 내 일상은 퍽이나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나 내가 딛고 있는 단단한 지반이 실은 쉽사리 꺼지거나 얄팍한 가짜 지형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말들이 막상 눈앞에 닥쳐왔을 때 더듬을 수 있는 것은 직선과 곡선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텅 빈 껍질과 같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다. 그런 상태는 줄곧 유지되어 온 것이라는 것도.
우리는 여전히 보편이라던가 표준이라는 말들로 안내된 것들을 따라가고 있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과 넘어서야만 하는 일들의 구분은 모호하기만 하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희망하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을 바라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곤란한 질문들이 전시장 안에서 편치 않은 몸의 감각과 함께 체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My installation is a device to unmask life's hardship. It deviates from belief: belief to understand or be understood; belief to keep proper distance; and belief that my daily life could be kept safe. Still guided by something common or standard, it is hard to draw a line between things not to overcome and things to overcome. It is hoped such a difficult question can be realized in the venue along with the uncongenial sense of the 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