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ver blurry again >은 스마트폰 사용과 함께 조금도 흐려지지 않고 되살아나는 이미지-기억이 우 리에게 ‘지금 여기’의 감각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상은 의도적으로 같은 장면을 짧게 반복하며, 과거가 되어 자연스럽게 흐려지고 망각되어야 하는 기억들이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연상시킨다. 이는 좁은 곳에 갇혀 같은 행동을 반 복하는 동물들의 정형행동과 유사하게 보이고, 익숙한 것들이 일순간 낯설게 느껴지는 미시감으로 연결된다. 

여기에서는 스크린을 스크롤하거나 5초 전으로 되돌리는 더블탭과 같은 손동작, 실제 풍경 위에 반사되는 스크린의 불빛, 또 이미지를 보기 위해 눈보다는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스크 린 환경에서의 신체적 적응을 영상 이미지로 활용하고 있다.

스크린 위의 이미지가 생생하고 선명하게 반복될수록 이미지-기억 속에서 보았다는 믿음은 확고해지지만, 사실 이들은 한번도 본 적 없는(Jamais vu) 것들이다. 스크린에 떠오른 이미지들은 렌즈를 통해 보았다는 반증이므로. 우리의 기억이 어떤 토대 위에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never blurry again 2023


싱글채널 영상, 7분 30초
single channel video, 0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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