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젖은 땅과 아직 마르지 않은 땅 2020


등을 맞댄 두 개의 스크린  위에 프로젝션(2채널비디오, 컬러, 8분 30초), 160 x 8 x 110cm


영상은 두 사람이 ‘주시안’, ‘반대말’, ‘비의 경계’를 화제로 경계의 모호함에 대한 사유를 공유하는 서신의 형식을 취한다. 편지는 독백과도 같은 고립된 대화이고, 두 개의 영상은 동시에 바라볼 수 없도록 등을 맞댄 두 개의 스크린 위에 프로젝션 된다. 마치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편지의 화제인 양안시차, 한 쌍의 반대말, 젖은 땅과 마른 땅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설치 방식은 양쪽을 내밀하게 연결한다. 우리는 두 개의 눈이 바라보는 미세하게 다른 세계가 결국 하나를 바라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손등과 손바닥에 써 있는 반대말은 결국 한 몸(쌍)임을, 서로 반대편에 선 사람은 결국 옆에 서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처럼,  끊임없이 경계선을 지우기를 시도한다. 이로써 고립은 어긋한 상태에서도 단단히 결속한 두 손처럼, 연결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